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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가치평가와 자금조달

영구채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_포스코 사례

영구채는 법률적으로 '채권'의 성격을, 회계처리 상으로 '자본'으로 처리할 수 있어, 기업의 입장에선 굉장히 유용한 자금 조달 방법이다. 최근 국제회계기준(IFRS) 상 영구채를 '부채'로 표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어, 기업의 자금조달 트렌드가 점차 영구 전환사채(CB)로 바뀌고 있지만 영구채 발행은 대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이었고, 이를 알아두는 것은 자금조달 실무 및 전략수립에 매우 유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1. 영구채 발행으로 인한 자금조달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1) 영구채를 부채 또는 자본으로 인식하는 기준 

 영구채는 이름 그대로 '채권'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해석하면 장부에 '부채'로 처리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영구채를 발행할 때 여러가지 옵션 조정을 통해 '자본'으로 처리할 수 있다. 영구채를 부채로 인식할지, 또는 자본으로 인식 할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영구채가  Cash flow 지급 의무를 회피할 수 있다면  →  '자본'으로 인식 

  영구채가  Cash flow 지급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면  →  '부채'로 인식 

영구채는 발행 조건(옵션)에 따라 기업에게 상당한 이익을 주는 자금조달 방식이기 때문에 두산 인프라, 포스코, 롯데 등 한 때 많은 대기업들의 자금조달 방식으로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IFRS에서 영구채를 부채로 인식하는 논의가 커지면서 '영구 전환사채'로 자금조달 하는 트렌드가 커지고 있다. )     

2) 영구채를 통한 자금조달의 장점

 영구채는 법률적으로는 '부채', 회계적으로는 '자본'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는다.

① 기업의 신용등급을 유지한 채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다.
기업의 신용등급은 Debt(부채) / EBITDA(현금흐름) 가 낮을 수록 상승한다. 부채의 변동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굉장한 메리트다.
 
부채 없이 자금 조달하는 방법으로 유상증자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부를 훼손시키는 이벤트가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식하게 만들면 신용등급을 유지한 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② 영구채는 세법상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기업의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영구채는 세법(법률) '부채'로 간주된다. 따라서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이자는 비용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절세 효과가 있다.

 더불어 회계 상 '자본'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재무제표 상에는 비용으로 잡히지 않는다. 영구채를 통한 이자 지급은 '배당금 지급'처럼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법률 상 절세효과와 회계처리 상 비용감소를 통한 수익 극대화까지, 기업의 입장에서는 최고의 자금조달 방법이다. 

'18년 포스코 재무제표에 나와 있는 포스코의 영구채의 이자지급방식, '배당금'처럼 지급 처리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③ 채권 유통시장에서 영구채 거래 가능
영구채는 기업입장에서 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매력적인 투자상품이 될 수 있다. 포스코 영구채의 금리는 4.3%(1회 발행), 4.6%(2회 발행)로 높은 편이다.

만기가 30년이라는 점이 단점일 수 있겠지만, 이마저도 채권 시장에서 나름 활발하게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실제로 포스코가 1회, 2회 각각 영구채를 발행했을 때, 대부분의 채권이 한번에 모두 유통되었다.

'18년 포스코 재무제표 주석에 나와 있는 포스코의 영구채 옵션

 

3) 영구채를 통한 자금조달_포스코 사례

 포스코의 '18년 재무제표 주석을 보면, 영구채 발행 옵션을 확인 할 수 있다. 포스코 영구채의 금리는 4.3%(1회 발행), 4.6%(2회 발행)로 높은 편이다. 만기가 30년으로 길긴 하지만 포스코와 같은 우량기업이 4%대 채권을 발행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또, 5년 후 5년 만기 국고채수익율 + 1.3%를 더해서 금리를 재산정 하며, Step-up조항에 따라 10년 후 0.25%를 더하는 방식임을 확인 할 수 있다. 
 
포스코의 영구채를 '자본'으로 인식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옵션은 아래 2가지 이다.

  ● 30년(만기 도래 시 포스코의 의사결정에 따라 무제한 만기 연장 가능) 

   발행 5년 시점 이후 매 이자지급일 마다, 포스코의 결정에 따라 콜 옵션 행사 가능(포스코가 원할 때 언제든지 상환)

 포스코가 돈을 갚아야 되는 기간을 무제한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포스코가 원할 때 언제든지 상환이 가능한 것이다. 이 조항들 때문에 포스코의 이 영구채는 사실상 빚(부채)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돈을 갚아야 할 사람이 상환기간을 마음대로 늘릴 수 있고, 원할 때 언제든지 갚을 수 있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니 참으로 신박한 방식이다.